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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1(월)
이번 출장 비행편은 독일 일정을 빼고는
지난번과 동일한 Route와 항공사를 이용하게 되었다. 전날 Scanner에 넣어둔 여권을 찾느라 난리를 친 것을
제외하면 출발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된 셈이지만 상당히 비중 있는 건들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실상 마음이 좀 무겁기도 했다.
오전 10시반 비행기였는데 버스로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아직8시경이다. 이번 출장에 동행하게 된
H사장님이 벌써 도착해 있다고 연락이 되었다.
비행기
티켓은 공항에서 찾기로 하고 카드로 결재를 하기로 했는데 H사장님이 현금다발을 내 놓으신다. 이걸 어떻게 가지고 다녀? 100 만원을 유로화로
전부 환전하고 나머지는 입금을 했다. 유로화 실물은 처음 보았는데 지갑에 넣으려니 100유로 짜리는 폭이 너무 넓어 지갑 밖으로 삐져 나온다.
이건 뭔가 좀 잘 못된 것 같아 보인다. 지갑이라면 동서양 크기가 비슷할 것 같은데 말이다.
한참을 걸려 발권을 하고 아침 겸 간식
겸 해서 3층인가에 가서 우동을 먹고 내려오는데 입국심사실 입구부터 사람들이 거의 50여 미터정도 줄을 서있다.
아까 전에는 안보이던 줄이었기에 맨 뒷편에 불안하게 줄을 서서 기다렸다. 이미 Ticketing을 했기 때문에 늦더라도 비행기가 기다려 주겠지만
그보다도 선물을 구입해야 하는 게 문제였다. 집사람에게 시켜 조그마한 선물로 마련 했는데 방문처 수보다 한 개 모자라게 구입했단다. 그래서
면세점에서 인삼차라도 하나 사려고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래 동안을 기다리다 입국심사장에 들어가니 몸수색과 짐 검사하는
곳에만 사람들이 밀려있고 여권심사대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얼마남지 않은 시간동안 인삼차와 다니면서 먹을 인삼
절편을 사고 비행기에 올랐지만 이놈의 비행기가 출발시간이 지났는데도 움직일 생각을 않는다. 알고 보니 아직 사람들이 덜 탔단다. 짐 검사 때문에
그런 것 같았다. 몇 사람이 더 허겁지겁 타고나서야 비행기가 출발을 했다.
Transit하기
위해 북경에 도착해서 비행기 출구를 나오니 중국 여직원이 Copenhagen 팻말을 들고 서있다. 따라가니 다시 입국심사카드(Entry
Card)와 출국심사카드(Departure Card)를 작성하란다. 그 전에 방식이 아직 그대로구나 싶었다. 짐 검사는 다시 하는 경우가 많지만
입출국심사 카드를 작성하라는 곳은 여기가 처음 경험하는 곳이다. 시간이 좀 있어 지루하길래 면세점을 다녀보았지만 별로 볼 게 없다. 주류판매점이
큰 게 보여 구경 삼아 가보니 점원들 중 예쁜 여자들이 많다. 같이 간 H사장님이 예쁜 아가씨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예쁜 아가씨가
팔고있는 곳의 술을 한 병 사란다. 발렌타인을 팔고 있었는데 이왕 사는 김에 그 비싼 30년산을 사라고 부추긴다. 그 아가씨와 이바구 하고
싶어서. 왜 무거운 짐을 벌써 사는 겨? 올 때면 몰라도. 그런데 진짜 예쁘긴 예쁘다. 늘씬하기도 하지. 하기야 인물이 있거나 아니면 빽이
있어야 이런대서 일하겠지.
Copenhagen으로 가는 Scandinavian 항공을 탔다. 전번에는 덴마크 사람들이 무더기로
타더니만 이번에는 중국인들이 더 많다. 그때는 단체 관광객이었고 이번에는 덴마크에서 Transit하려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것 같다.
드디어 이륙을 했다. 이 지겨운 비행기 여행
언제 도착하려나. 아래로는 끝없이 펼쳐진 고비사막과 눈 덮인 산들이 보인다. 고비사막은 나에겐 또 다른 기억으로 다가온다.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나는 한때 TV에서 방영된 수 십회 분의 실크로드를 거의 다 보았다. 일부는 녹화도 떠놓기도 했었고 도서관에서 실크로드에 관한 책들도 찾아
그들의 경험을 상상으로나마 체험하고자 했다. 그때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과 20세기 초 실크로드를 탐사한 영국의 유명한 Stein박사와 또 다른
한 분의 책도 읽으면서 공상에 빠지기도 했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실크로드를 꼭 한번 지나가 보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에서는 거의 불가능 할 것
같다. 하지만 꼭 몇 개 도시는 꼭 가볼 예정이다.
비행기에서 상영하는 영화도 재미
없다. 눈을 감아도 잠은 오지 않고 입맛도 없지만 먹는 것이 오면 대충 다 먹어둔다. 먹는 게 남는 거다. 해외
여행 때는 많이 먹어두는 게 좋다. 기내에서는 승무원이 지나갈 때 마다 물이나 주스를 먹는다.기내가 매우 건조하기 때문에 이게 최고다. 벗어놓은
신발이 잘 신겨지지 않는다. 발이 부어있기 때문이다. 몸이 뒤틀리는 지겨운 시간을 보낸 후 드디어 Copenhagen이 가까워 오는지 안내방송이
나온다. 춥지는 않으나 비가 오고 바람이 많이 분단다. 덴마크는 항상 대서양에서 바람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불기 때문에 Copenhagen
공항은 활주로 방향이 동서로 놓인 것 같다. 도착해서 입국 심사하는데 전에 없이 까다롭게 물어본다.
어디에 갈 것이며 얼마를 머물 것이며 그 다음 목적지가 어디냐 그리고는 Boarding pass(비행기표)까지 확인한다.
덴마크
국내선 터미날까지 한참을 걸었다. 국내선 티켓과 한국에서 부친 화물을 Check한 후 비행기 시간을 기다린다. 밖에는 바람이 몹시 분다. 우리가
타고 갈 조그마한 비행기는 이미 대기하고 있다. 폭은 일반 버스와 비슷하거나 조금 넓을까? 탑승하는 곳까지 걸어가는데 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바람이 분다. 좌석은 지정되지 않아서 우리 둘은 따로 앉았다. 활주로 까지 가는데 H사장님이 한쪽 프로펠러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걱정스럽게
물어본다. 천천히 이동할 때는 한쪽 프로펠러 추진력으로만 이동한다. 비행기가 깜깜한Karup 공항에 요동을 치면서 내려 앉았다.
트랩을
내려서서 보니 Lars가 멀리서 손을 흔든다. 호텔로 이동하면서 많은 이야기들을 했다. 그리고 호텔은 오늘 하루만 예약을 했기 때문에 내일은
자기 아파트에서 잘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근처에 있는 도시에서 농기계 관련 국제 전시회가 있어 그 도시에 있는 호텔을 예약하지 못한
사람들이 이 호텔로 몰려 내일은 Room이 없다는 것이다. 가까운 곳에서 몽골 요리로 저녁을 먹고 2차로 커피 한잔을 한 후 잠자리에 들었다.
2002.1.22(화)
우려했던 시차 적응에 실패. 게다가 같이 간 H사장님의 코고는 소리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출발 전엔 코를 안 곤다고 해놓고선… 새벽 4시경에 잠을
깼다. 하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깊이 잠이 든 거 같아서 아침에 그래도 좀 개운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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