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게시판] - 2000/10/29
Opaline 스피커케이블 사용기
안녕하십니까? 이번 케이블 필드테스트에 참여한 고양시에 사는 박태용입니다.
지난 17일 제품을 받아서 28일까지 11일간 사용해본 느낌을 요약해서 올립니다.
본디 스피커케이블, 인터커넥터 등 악세사리의 효능에 관해서 오디오애호가 일각에서 의견이 달라지는 게 일반적입니다만.. 어디까지나 의견이나 호/불호는 개인적인 취향이나 성향의 문제라고 생각되며, 따라서 제 사용기도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1. 사용 환경.
(1) 시청공간; 평범한 26평형 아파트 거실, 소파나 장식장 등이 없어서 좀 울림이 많은 편.
(2) 사용기기;
(가) Amplifier; AudioLab 8000S
(나) CD Player; Inkel CD7080R
(다) Speaker; B&W CDM1 # SE, DM602 S2
(라) Interconnector; AudioPlus SEL12000
(마) 비교 Speaker Cable; Belden8477(Bi-wiring)
(3) 시청음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서 애청곡을 중심으로 선정
(가) Classic
- 독주곡:
바흐/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1번(이작펄만, EMI)
바흐/무반주 첼로 소나타 5번(피터 비스필메이, Channel Classics)
쇼팽/스케르쪼 1번(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Decca)
알베니즈/Torre Bermeja(Alirio Diaz, Vanguard) 등 등
- 협주곡&교향곡;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쥬세페 시노폴리, DG)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빅토리아 뮬로바, Philips)
쇼스타코비치 피아노협주곡 1번(마르타 아르헤리치, DG)
- 합창&독창
바흐 미사 B단조(Proprius)
벨리니 Oh, quante volte, o quante(Guilietta) (낙소스)
푸치니 투란도트 Nesum Dorma (죠시 비올링, Decca)
(나) 기타; Jim Hall, 알디 메올라, 스팅, 스콜피언스, 스틸리 댄 등의 대중음악 몇가지
(4) 평가자; 음악감상 경력 25년, 그 동안 마란쯔 컴포넌트부터 산스이9090, 네임오디오 Nait2, 인켈 9030R, 광우전자 KT88 푸시풀 등으로 주로 LP를 듣다가, 4~5년전 모두 처분하고 CD만 듣고 있다. 예전엔 메틀과 팝을 주로 들었고, 잠시 퓨전, 크로스오버로 외도했다가.. 지금은 고전음악을 주로 듣고 있다.. 보유 CD는 400여장 장르는 가리지 않으나, 최근 성악곡을 들으며 편암함을 느끼고 있다..
참고로 나는 분석적 시청자라기 보다.. 막귀에 가깝다...
2. 첫인상;
외관 만큼이나 화려한 첫인상이 강하다.
스피커를 바꾸었을 때 만큼은 아니었지만, 정보량이 많게 느껴진다.
시원한 고역이다. 고음역대가 탁월하다.
화려한 고역.. 그것 때문이었을까? 중역과 저역이 다소 가려진 느낌이다.
고역이 강하다 보니 어떤 애호가에겐 조금 피곤할 수도 있겠다.
지금으로써는 미터당 9천원(지금은 공구로 4천원선으로 내렸다..)하는 벨덴을 마다하고
3만원 대의 이것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3. 일주일 시청후의 평가;
- 첫인사를 하고 더 이상 시청해봐야 결론은 났다고 생각하며,
그냥 무심코 하루에 한 두시간씩 들었다..
스피커선을 바꾸고 일주일 쯤 지났을 어느날 새벽..
벨리니를 듣다가 예전과는 다른 느낌의 이유가 케이블 교체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에이징이 되었다고 하기엔 이른.. 일주일 경과...
그동안 내 귀가 이 변화에 적응된 것일까?
그후 3~4일간 보다 집중해서 들어보기로 했다....
- 총평;
남녀 보컬에서의 변화가 확연하다. 그 변화는 긍정적인 것이다. 테너와 소프라노의 고음이 섬뜻하게 느껴진다.. 볼륨의 위치는 벨덴을 듣던 10시 방향 그대로인데 조금 더 올린 느낌이다.. 자꾸만 볼륨을 높이게 된다.. 볼륨을 높여도 흐트러짐이 없다.. 잠시 새 스피커를 들여논 착각이 들었다..
이 시점에서 혹시 내가 잘못 들은 것은 아닌가해서 다시 벨덴으로 교체해놓고 일어나 다시 들어보기로 했다. 결과는... 벨덴보다 우위에 있다...
무반주 바이올린/첼로, 쇼팽의 스케르쪼에서도 화려함과 정확함을 잃지 않는다.. '이걸 사야할까보다..' 독백을 해본다..
평소 불만이 느껴지던 교향곡과 협주곡으로 옮겨본다..
비창에서의 금관이 화려하다.. 평소에 느끼기 어려웠던 섬세함이 있다.. 하지만, 저역의 불만은 여전하다... 오히려 저역이나 총주에서는 개선을 느끼기 어렵다... 바이올린/첼로 협주곡에서도 마찬가지.. 독주악기가 한 걸음 더 나온 느낌이지만.. 이걸 개선이라고 하긴 어렵다... 바흐의 미사에서도 독창자의 위치가 더 앞에서 느껴진다.. 하지만, 함창부분에서의 개선은 느낄 수 없다...
이글을 올리기전.. 외출에서 돌아와 커피한잔에.. 스팅과 스콜피언스, 짐홀, 알디메올라를 넣어본다.. 역시.. 심벌 드럼의 섬세함이 돋보인다.. 데프레파드의 히스테리아에서도 고역의 변화는 기분 좋은 부분이다.. 하지만..
저역의 변화는 케이블을 벨덴으로 바꾸고 나서.. 이편이 더 낫다는 느낌이 들었다...
4. 결론
일주일 후쯤 느껴지기 시작한 기분좋은 변화를 느끼고, 글 쓰기가 거북해졌다... 이번 테스트에 참가하면서, '케이블에 투자하지 말라는 결론을 체험하리라' 했던 사전 결심이 얼마간 무너졌다.
혹시 혼자만의 결론을 내릴까 싶어, 막귀의 수준이 거의 동일한 아내를 끌여 들이고.. 그래도 못믿어워, 나보다 더 심한 막귀를 일요일 집으로 청해서 결론이 치우침을 바로 잡기로 했다..
먼저 아내의 반응...
"여보 이거 얼마짜리야?"
"음.. 미터당 3만원이라데...."
"......."
잠시 말이 없던 아내가..
"벨덴 공구해서 얼마에 샀지?...."
"그거 팔구.. 이거 사자...!"
"야~야~야~ 이건 4미터에 12만원이구.. 벨덴은 10미터에 4만원이잖니... 비교가 되냐? 바부팅이...."
"그래두.. 이거 좋은데.. 이쁘기두 하구... 소리도 더 맑은 거 같은데.."
담배를 하나 물고 베란다로 갔다...
'벨덴 팔면 얼마지?.. 좀 더 보탤까?.. ???? #@$%^@^^&*$#@$%^^~~~~'
들어와서 벨덴을 다시 연결하고 벨리니를 들어본다.. '이건 4천원짜리..',
다시 테스트제품을 연결하고.. 벨리니를 들었다.. '이건 3만원 짜리..',
결론이다..
나 같으면 안산다..
하지만, 평가후 주어지는 혜택(미터당 만6천원..)은 눈 딱감고 저지를 수 있는 범위안에 있다.. 이 글을 쓰기전.. 결론은 친구 입에서 나왔다..
"야~! 어떻게 미터당 만원이면 안된다든?
그리고 테스트를 이렇게 열심히 해줬는데.. 한조는 그냥 줄수도 있는거 아냐?...
하긴 탐나긴 하더라.. 쿠쿠쿠...."
2000년 10월 29일
작성자 고양시 박태용...
>추신<
관리자님...
시청기 여기다 올리는 거 맞습니까?
여기가 아니면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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